[기자수첩] ‘근무형’ 인턴십 프로그램?…저비용 인재 활용 셈법

2018-06-12     심양우 기자
SK텔레콤이 ‘근무형’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할 대학생을 선발하고 있다.대학 2·3학년 또는 석사 1년차 대학원생에게 실제 근무 경험을 제공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우수인재 육성과 더불어 역량과 적성에 맞는 진로 선택을 돕는다는 내용이다.총 25개 대학에서 인턴사원 후보군을 추천받아 약 250명이 선발될 예정이며 학업 스케줄에 따라 2개월(7~8월), 3개월(9~11월), 5개월(7~11월) 중 선택할 수 있다.취지는 좋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인턴십 프로그램이라는 명목을 앞세운 복잡한 셈법이 숨어있다.실제 채용으로 연결되는 공채 인턴십과는 별도이고 직무체험 기간 중 월 197만원의 실습비만 제공된다는 점 때문이다.SK텔레콤의 인턴십 사원의 급여는 확인되지 않지만 대졸 신입 기준 평균 연봉은 4821만원이다. 공채 인턴십의 약 40~50%는 정규직으로 채용되기도 한다.결국 신입사원, 공채 인턴십 등의 채용을 늘리기보다는 대학에서 추천받은 우수 인재를 근무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참여 학생들이 실무와 함께 적성에 맞는 진로 선택을 돕는다고 하지만 기간이 2개월로 짧은 프로그램이라는 점만 봐도 어떤 실무를 통해 어떤 역량을 키워나갈지도 의문이다.기업 실무자 입장에서도 2개월 단기 아르바이트에 불과한 이들 학생에게 제대로 된 실무를 가르쳐줄 수 있을지, 또 학생들이 2개월 만에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자칫 실무보다는 복사나 자료 정리와 같은 실무자의 사전 업무 준비 등의 잡무를 처리하는 아르바이트생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한 취업전문가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우수인재를 육성하고 적성에 맞는 진로 선택을 돕는다는 취지는 좋지만 실무를 배울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과 청년 고용 창출이라는 홍보효과를 노리는 프로그램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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