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효도하면 자식도 내게 효도하고 불효하면 자식도 내게 불효하네”

[명심보감 인문학] 제22강 팔반가팔수(八反歌八首)…팔반가(八反歌) 여덟 수⑧

2020-02-17     한정주 역사평론가

[한정주=역사평론가] 親有十分慈(친유십분자)하되 君不念其恩(군불념기은)하고 兒有一分孝(아유일분효)하면 君就揚其名(군취양기명)이라 待親暗待兒明(대친암대아명)하니 誰識高堂養子心(수식고당양자심)고 勸君漫信兒曹孝(권군만신아조효)하라 兒曹樣子在君身(아조양자재군신)이니라.

(부모님은 온 힘과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지만 그대는 그 은혜 생각조차 하지 않네. 자식이 조금이라도 효도하면 그대는 나아가 그 이름을 드날리려 하네. 부모님을 대할 때는 어둡고 자식을 대할 때는 밝네. 누가 자식 기르는 부모님 마음 알겠는가? 그대에게 권하노니 함부로 자식의 효도를 믿지 말라. 자식이 따라 할 본보기가 그대 몸에 있다네.)

부모님을 봉양할 때 실천해야 하는 효도의 조목 하나하나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부모님을 모실 때 지녀야 할 몸가짐과 마음가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무엇보다 ‘효도의 올바른 자세와 태도’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이에 대해 『예기』 <내칙> 편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부모님을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깊은 효자는 반드시 온화한 기운을 지니고 있다. 온화한 기운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즐거워하는 기색을 지니고 있다. 즐거워하는 기색을 지니고 사람은 반드시 온순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효자는 부모를 봉양할 때 마치 귀한 옥(玉)을 잡고 있을 때처럼 정성스럽게 행동하고 물이 가득 차 있는 그릇을 들고 있을 때처럼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엄숙한 기색과 엄격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을 두려워하게 하는 것은 부모님을 섬기는 올바른 도리가 아니다.”

내가 부모님을 사랑하고 공경하는 몸가짐과 마음가짐으로 효도하면 자식 역시 나를 그렇게 대할 것이다. 이른바 ‘자식에게 본보기가 되는 효도’란 바로 일상생활 속에서 부모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공경하는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내가 부모님께 불경(不敬)하고 불손(不遜)하게 대하면 반드시 자식도 내게 불경하고 불손하게 대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자식에게 효도받고 싶다면 먼저 부모님에게 효도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부모님께 효도하면 자식은 저절로 내게 효도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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