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업 임원 인사 트렌드는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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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기업 임원 인사 트렌드는 ‘COFFEE’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5.10.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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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기업 임원 인사 트렌드 키워드는 커피를 뜻하는 C·O·F·F·E·E가 될 것이라는 흥미로운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20일 기업분석 전문 업체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연말 기업체 임원 인사의 특징은 임원감축(Cut), 오너 리스크 대비(Owner Risk), 외국인·여성 같은 소수 임원 부각(Few), 융합형 인재 선호(Fusion), 효율성 강조한 조직 개편(Efficiency), 윤리성 강조(Ethics) 등으로 요약된다.즉 각각의 영어 단어 앞 글자를 따면 조합어 COFFEE가 된다는 것이다.
▲ <자료=한국CXO연구소>

◇ 임원감축…100대기업 임원 6700명까지 감소 전망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임원 인사 트렌드 중 주목할한 점은 임원 축소다.

구체적으로 100대 기업 내 임원 숫자는 2015년 상반기보다 100~200명 정도 줄어들어 최대 6700명까지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11년 6600명일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근접한다는 얘기다.100대 기업 내 임원 숫자는 지난 2010년 6000명 정도였지만 2011년 6600명으로 증가했다. 이후 2012년과 2013년에는 6800명으로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2014년 들어 7200명으로까지 급증하다 올해 들어 6900명 수준으로 하향 반전했다. 2014년 대비 2015년 한 해 사이에 300여명의 임원 별들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 <자료=한국CXO연구소>
내년에도 임원 숫자가 2년 연속 감소할 가능성에 무게중심이 쏠렸다.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단기 실적 악화와 저성장 기조에 따른 기업들의 대비책, 기업 합병 등으로 인한 조직 개편에 따른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업종별로는 전자를 포함한 IT와 통신 등 사업 속도가 빠른 기업일수록 임원 자리가 10~20%까지 사라질 수 있다고 오 소장은 내다봤다. 저성장 기조로 소비 심리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기업에서도 사업 재편이 다소 불가피해졌다는 이유에서다.조선, 중공업, 운수 관련 업종은 실적 악화로 임원 감축은 이뤄지겠지만 지난해 다소 많은 임원을 줄였기 때문에 실질적인 임원 감소폭은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이외에도 건설, 화학, 기계 관련 업종에서는 인건비 부담 등으로 오히려 예전보다 1~2년 일찍 신임 상무 타이틀을 달아주고 실적 여부에 따라 더 많은 임원을 조기 퇴직시키려는 경향이 강할 것으로 분석했다.지난해 임원 인사 트렌드 분석에서 한국CXO연구소는 100대 기업 임원 숫자가 전년도 7200명에서 200~300명 감소한 6900~7000명 정도선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실제 2015년 임원 숫자는 6928명으로 예상했던 전망치 범위와 일치했다.

◇ 오너 리스크 대비…그래도 오너는 ‘믿을 맨’ 전진 배치
올 한 해 기업은 지배구조 불안정, 오너 형제간 경영권 분쟁, 오너 기업가의 법적구속 등으로 기업의 오너 리스크가 위험 단계 수준까지 다다랐다.

인사권을 쥐고 있는 오너 경영자들이 2016년 임원 인사에서 좀 더 믿고 맡길 수 있는 ‘믿을 맨’ 친정체제를 강화하려는 시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특히 젊은 오너 후계 경영자일수록 자신의 힘을 강화할 수 있는 스피드하면서도 콤팩트한 조직 다지기 인사에 박차를 가할 확률이 높아졌다.대표적으로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움직이고 있는 삼성의 경우 내년에는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주주 등에게 가시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이미 상당수 진행된 지배구조 작업과 주요 계열사 매각과 합병 작업 등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해 최대 실적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실리에 기반한 임원 인사를 단행할 공산이 커진 것이다.100대 기업 임원의 17%나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1960년대 후반에 속한 젊은 임원들을 더 많이 전진배치해 조직을 더 유연하고 생동감 있게 운영하려는 데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부회장 승계 작업과 관련한 인사들을 주요 계열사 요직에 더 많이 배치되고 정 부회장이 경영능력을 아버지 정몽구 회장에게 인정받으려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고려해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특히 현대차의 경우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마케팅 전문 인력과 생산 및 품질을 담당하는 필드(Field) 임원을 대폭 강화하는 임원 인사에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점쳐졌다.SK 최태원 회장의 경우 내년 인사에서는 기존에 다소 중단됐던 투자 등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변화와 속도, 글로벌화 전략을 3대 축으로 인재를 기용할 것으로 전망됐다.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해외 수출 전략에 무게감을 실기 위해 임원 숫자를 더 늘려나가는 과감한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외국인과 여성 임원 같은 소수 임원 부각…대기업 여성 사장 배출?
외국인(Foreign)과 여성(Female) 같은 소수 그룹에 속하는 임원들의 존재감이 더 도드라지는 임원 인사가 펼쳐지는 점도 내년 임원 인사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으로 꼽힌다.

▲ <자료=한국CXO연구소>
현재 국내 100대 기업 내 외국인 임원은 올해 100명을 갓 넘어설 정도다. 비율로는 1%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하지만 적은 숫자에 비해 기업 내 미치는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엔지니어 출신들은 해당 분야에서 전 세계에서 손가락 안에 꼽히는 우수 인재들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먹거리를 발굴하는데 매우 소중한 인적 자산이다.이런 이유에서 어떤 기업이 어느 외국인 임원을 영입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내년 임원 인사에서 관심 있게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다. 영입된 외국인 임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기업의 어떤 분야를 강화해 나갈지를 어느 정도 파악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앞서 외국인 임원과 함께 여성 임원 인사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오너 포함 150여명으로 내년에는 이보다 20여명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올해는 제조업 분야 대기업에서 비오너 출신 여성 사장 배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여성 사장이 발탁된 바 있지만 대기업 제조업체에서 여성 사장은 국내에서는 전무하다.현재 국내 대기업 중 여성 사장으로 가장 유력시 거론되는 후보는 삼성전자 이영희 부사장이다. 1964년생인 이 부사장은 2007년 삼성전자 임원으로 영입돼 2012년부터 지금까지 부사장직을 수행해오고 있다.2016년 임원 인사에서 이영희 부사장의 사장 승진 카드가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긴 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본다면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히든카드이기 때문에 경영진이 많은 고민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오 소장은 “빠르면 올 연말 늦어도 2017년 임원 인사에서는 삼성전자에서 여성 사장이 배출될 확률이 여느 때보다 높다”고 예상했다.

◇ 융합형 인재 선호 강세…다양한 분야 섭렵한 인재가 뜬다
2016년 임원 인사에서는 ‘F’자형 융합 인재들이 각광을 보이게 될 것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퓨전(Fusion)의 의미도 내포돼 있는 F자 유형 임원은 기업 내 서로 다른 두세 분야를 컨트롤 하며 1인 다역을 소화해낼 수 있는 인재들을 지칭한다.

이러한 인재들이 2016년 임원 인사에서 크게 각광받는 이유는 향후 단행될 기업 구조조정 및 합병 등으로 조직을 슬림화 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기 때문에 총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임원급 인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 <자료=한국CXO연구소>
F자형 인재가 두각을 보이는 것은 사회적 흐름과도 맥을 같이 한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와 기업에서 인정받는 인재 유형은 I자형에서 T자형으로 바뀌다, 이제는 F자 유형으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다.I자형 인재가 한 분야에 정통한 인재들을 일컫는다면 넓고 깊게 아는 인재는 T자형에 속한다. 그러던 것이 T자형보다 한 단계 발전된 형태의 F자 유형의 인재들이 각광받는 시대로 접어들었다.T자형이 비전문가 수준에서 넓게 아는 정도라면 F자형은 비전문가 수준보다 한 단계 뛰어 넘어 전공분야 이외의 2~3개 분야에 대해서도 전문가 내지 준전문가 이상의 지식 등을 갖춘 인재를 말한다.기존에는 재무·인사·홍보·마케팅·생산·관리부서 등과 같이 각기 독립된 부서에서 인정받으면 우수한 인재로 인정받아 왔지만 앞으로는 인사 분야의 전문가이면서도 홍보나 마케팅 분야와 같은 다른 부서 업무도 함께 섭렵할 수 있는 인재를 더욱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기업에서 신임 상무는 물론 전무·사장의 고위직 임원으로까지 승진해나가려면 F자형 인재로 변신해나가야 유리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 조직운영의 효율성 강조…적은 인원으로 최대한의 생산 효과
2016년 임원 인사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효율성을 강조하는데 방점이 찍혔다. 임원 조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해 나갈 것인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 <자료=한국CXO연구소>
구체적으로 임원 한 명당 직원 몇 명꼴로 두는 것이 가장 큰 성과를 볼 수 있는지, 임원 1인당 생산성이 어느 정도일 때 임원 수를 어느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적절한 지 등을 면밀히 따져본 후 임원 조직 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이런 효율성에 따라 임원 수가 결정되면 그에 따른 직원 수를 어느 정도로 증감해야 할지가 결정된다. 최근 몇 년 간의 흐름을 살펴보면 국내 대기업들은 실적 악화에도 임원 숫자를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위기에서 임원 인사를 공격적으로 해 기회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계산에서였다.그러나 2013년 이후 실적 저조 현상이 이어지면서 임원 조직 개편은 다소 긴축형태로 운용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단편적으로 100대 기업 중 가장 많은 임원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기준으로 직원 104명당 임원은 한 명꼴이었다. 그러던 것이 2012년에는 직원 89명당 임원 1명 정도로 다소 떨어졌고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직원 84명·81명당 한 명으로 지속적으로 임원이 관리해야 할 직원 숫자가 적었다.그러다 2015년에는 이전 해보다 소폭 증가한 직원 83명당 임원 1명꼴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오일선 소장은 “삼성전자의 경우 2016년에는 직원 85명에서 90명 사이에서 임원 1명 정도 꼴로 재정비될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 직원 수를 9만9000명이라고 가정해볼 때 임원 수는 1100명에서 1160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현대자동차도 지난 2011년 직원 277명당 임원은 1명이었는데 이후 2012년 267명→2013년 259명→2014년 252명→2015년 246명으로까지 임원 대비 직원 숫자 비율은 점점 떨어졌다.임원 한 명이 관리해야 하는 직원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임원 조직 효율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편이다. 이런 영향으로 임원 숫자는 2011년 204명에서 매년 10여명씩 늘어나 2015년에는 267명으로까지 증가했다. 때문에 2016년 임원 인사에서는 임원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다소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현대자동차의 경우 직원 250명 이상 임원 한 명 비율 수준으로 임원 수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것으로 예상된다.LG전자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직원 120여명당 직원 한 명꼴로 꾸준히 비슷한 패턴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2016년 임원 인사에서도 직원 120명에서 125명당 임원 한 명꼴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 높은 윤리성 평가…실력 있어도 윤리지수 낮으면 승진 어렵다
윤리성도 실력 못지않게 내년도 임원 인사에서 높은 평가 기준으로 강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횡령, 배임, 소비자 기만행위 같은 비윤리적 행태로 문제를 일으키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회사 이미지는 물론 회사 경영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는 것을 여러 기업 사례를 통해 반면교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올 한 해는 국내외적으로 비윤리적 임원들로 인해 회사가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학습한 한 해이기도 하다.회계 부정이나 자금 횡령,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대한 결과는 이제 기업의 존립 여부까지 위협하는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때문에 이를 사전에 조금이나마 차단하려는 대비책 중 하나로 윤리 의식이 높지 않은 인재들을 능력에 상관없이 승진에서 배제시키려는 문화가 기업 내에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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