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등기임원과 직원 간의 평균 보수 격차가 10.1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따르면 사업보고서를 근거로 국내 52개 주요 그룹의 상장 계열사 241곳을 조사한 결과 2015년도 등기임원 1인당 보수는 평균 6억2600만원이었다.
반면 직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은 6190만원으로 등기임원과 직원 간 평균 보수는 10.1배 격차를 보였다.
등기임원 평균 보수액이 10억원 이상인 기업은 조사 대상 241곳 중 4개사였다. 비율로는 16.6%였다.
등기임원 평균 보수가 가장 많은 구간은 1억~5억원 사이로 47.7%로 가장 많았다. 20억원 이상 고액 보수를 받는 기업은 2.5%였고 5억~10억원 사이는 29.5%로 나타났다. 1억원 미만도 6.2%였다.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이 높은 톱5 기업으로는 삼성전자(66억5680만원), CJ제일제당(33억600만원), SK이노베이션(29억6000만원), 현대자동차(28억7880만원), LG(25억70만원)였다.
직원 평균 보수는 6000만원대를 받는 구간이 24.5%로 최다였다. 241곳 중 59곳이 여기에 속했다.
이어 5000만원대가 19.5%로 높았고 4000만원대도 18.3%를 차지했다.
반면 직원 평균 보수가 1억원 이상 되는 곳은 7개사 2.9%로 적었고 9000만원대는 3.7%, 8000만원대는 7.9% 수준이었다.
평균적으로 8000만원 이상 고액 보수를 받는 곳은 조사 대상 241개사 중 35개사로 14.5%였다. 대기업 집단 중에서도 직원 평균 보수가 8000만원 이상 되면 상위 15% 안에 들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직원 보수가 1억원이 넘는 곳은 카카오(1억3250만원), 메리츠종합증권(1억1130만원), 삼성증권(1억720만원), SBS(1억150만원), SK텔레콤(1억110만원), 삼성전자(1억70만원) 순으로 높았다.
등기임원과 직원 평균 보수 격차가 15배를 넘는 곳은 42개사로 17.5%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등기임원과 직원 간 평균 보수가 15배를 넘으면 다소 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단일 기업으로는 삼성전자(66.1배), CJ제일제당(58.6배), 신세계푸드(48.4배), 현대백화점(44.1배), SK이노베이션(38.9배) 순으로 등기임원과 직원 보수 격차가 컸다.
한국2만기업연구소는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국내 기업들의 직원 보수 공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됐다.
직원 보수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직원 보수 공시 작성 기준에 대한 통일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따르면 현행 사업보고서에 공시하는 직원 보수 총액과 1인당 평균 보수 공개시 일부 회사는 미등기임원까지 포함하고 있는가 하면 어떤 기업은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만 포함시키고 있어 기업마다 기준을 달리하고 있다.
현재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는 직원 보수 현황은 금융감독원의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 제9-1-2조’에 근거해 작성되고 있다. 문제는 직원의 범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기업마다 공시가 제각각이다.
실제 한국2만기업연구소 조사 결과 삼성전자, LG전자, 카카오, 메리츠증권 등은 상무·전무 같은 미등기임원까지 포함해 직원 평균 보수를 산정하고 있었다.
반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은 미등기임원을 제외한 부장급 이하 직원에 대해서만 공시하고 있었다.
이처럼 통일된 기준이 없다보니 기업마다 직원 범위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사업보고서에 직원 보수 총액을 공시하고 직원 수로 나눈 1인당 평균 보수를 기재하고 있다.
그러나 현 공시 서식 제도만 놓고 보면 어떤 것이 맞고 틀린 지를 구분할 수 없다.
다만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 제9-1-2조에 대한 작성지침 네 번째 사항에 ‘급여총액은 소득세법 제20조에 따라 관한 세무서에 제출하는 근로소득지급명세서의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기재한다’고 명시돼 있다.
소득세법 20조는 기업에서 근로소득을 받는 대상자라면 일용직이든 상용 근로자이든 모두 해당된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계약직이 대부분인 미등기임원도 근로자 소득을 받기 때문에 직원 보수총액 속에 포함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해석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원 보수 총액 속에 미등기임원까지 포함될 경우 논란의 소지가 더 커질 수 있다. 미등기임원 중에는 등기임원직을 유지했다 물러난 오너는 물론 고액 보수를 받는 오너 일가와 일반 임원이 여러 명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보수와 함께 평균 보수를 낼 경우 금액이 높아진다. 현실과 다른 높은 평균 보수 때문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괴리감이 생기게 된다. 또한 대기업 및 중소기업 간 보수 격차도 더 많이 나는 것으로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 오일선 소장은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과 미등기임원에 대한 보수총액을 구분해 명시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보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