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회사’ 신라젠 임직원 ‘돈방석’…스톡옵션 시세차익만 3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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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회사’ 신라젠 임직원 ‘돈방석’…스톡옵션 시세차익만 3000억원
  • 박철성 칼럼니스트·아시아경제TV 탐사뉴스 보도국장
  • 승인 2017.11.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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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증시 핫 키워드] 6개월간 13배 급등…“공매도 놀이터 전락”

[박철성의 증시 핫 키워드] 6개월간 13배 급등…“공매도 놀이터 전락”

우려가 결국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 바이오주 신라젠(215600)이 너울성 장세를 연출하며 개인투자자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반면 주가 급등에 따라 신라젠 임직원의 우리사주와 스톡옵션(주식매수 선택권) 시세차익이 3000억원을 넘어섰다. 회사 적자는 눈덩이인데 주식장사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신라젠 주가가 상식을 이탈했다. 신라젠은 매출이 거의 없는 3년 연속 적자기업(2016년 연결 기준 -468억원)이다. 그런데도 신라젠 주가는 지난 21일 장중 15만2300원을 찍었다.지난 5월까지만 해도 1만원대에 머무르던 신라젠 주가는 6개월간 13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 신라젠 일봉 그래프. 주가가 급등했던 신라젠이 최근 3거래일 만에 -29.74%의 하락을 보이고 있다.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신라젠은 이날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시총 규모로는 현대중공업(8조2000억원)과 KT(7조7000억원) 등을 앞질렀다.문제는 신라젠 주가 급등에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주가 급등의 배경에 세력이 존재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항암제 신약후보 물질 ‘펙사벡’의 간암 환자 대상 글로벌 3상 순항 기대감을 보드에 내걸었다.
▲ 신라젠은 홈페이지를 통해 ‘펙사벡’에 대해 홍보하고 있다. <신라젠 홈페이지 캡처>
신라젠 연구소 관계자가 의료 전문 매체와의 만남에서 “펙사벡이 신장암에도 반응을 보였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면서 급등이 연출된 것이다.그러나 신라젠의 최근 주가 상승은 이익 성장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다. 주로 신약 개발 기대감에 의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 주가가 상식을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 24일 키움증권 계좌를 통해 발생한 신라젠 통정거래(자전거래) 현장. 사전에 서로 약속된 거래이기에 매수·매도 상, 거래의 시·분·초가 같다.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특히 시세조종을 노린 대규모 통정거래(자전거래)현장이 보고되면서 신라젠 주가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증폭되고 있다.신라젠의 경우 연일 대규모의 통정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통상 시세조종을 노린 통정거래의 경우 한두 개의 증권사가 동원된다. 하지만 신라젠의 경우 매 거래일 4~5개의 특정 증권사 계좌를 통해 통정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 24일 KB증권 계좌를 통해 발생한 신라젠 통정거래(자전거래) 현장. 사전에 서로 약속된 거래이기에 매수·매도 상, 거래의 시·분·초가 동일하다.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 24일 NH투자증권 계좌를 통해 발생한 신라젠 통정거래(자전거래) 현장. 사전에 서로 약속된 거래이기에 매수·매도 상, 거래의 시·분·초가 동일하다.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 24일 미래대우증권 계좌를 통해 발생한 신라젠 통정거래(자전거래) 현장. 사전에 서로 약속된 거래이기에 매수·매도 상, 거래의 시·분·초가 동일하다.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통정거래는 사전에 매수·매도자끼리 가격과 거래시간을 미리 정해 놓고 주식을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세력이 이를 통해 주가를 원하는 가격으로 조종할 수 있다.세력들 내부에서 해당 종목의 주식을 주고받으며 마치 대량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속이고 있다. 이를 통해 시장을 교란하고 시세차익에 따른 부당이익을 취하기 때문에 증권거래법에서는 금지하고 있다.신라젠은 치과의사 출신 문은상 대표가 설립했다. 신라젠은 올해 3분기 영업 손실 99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장 이후 지금까지 이익을 낸 적이 없다. 직원 수도 48명(2017년 기준)에 불과하다.적자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2014년 연결기준 영업 손실은 152억원이었고 2015년은 238억원, 지난해에는 468억원까지 불었다.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영업 손실은 37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신라젠은 아직 허가 받은 의약품이 없다. 당분간 적자 탈피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24일 신라젠 1분봉 그래프. 이날 실제 체감 낙폭은 -16.4%였다.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신라젠 주가는 지난 24일 종가 기준 10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만약 전고점(21일 장중 15만2300원)에 매수했다면 불과 3일 만에 -29.74%의 손실이다.특히 24일 장중 고점은 12만8000원. 장 종료 직전 동시호가에서 31만여주가 쏟아지면서 하락폭을 키웠다.이날만 놓고 볼 때 -16.4%의 낙폭을 체감해야 했다. 신라젠의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 세력들의 이익 실현 물량과 개인투자자들의 손절 물량이 뒤엉켰다.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 되고 있다.반면 신라젠 임직원들은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주가 급등에 따라 우리사주와 스톡옵션(주식매수 선택권) 시세차익이 3000억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신라젠의 우리사주 시세차익은 600억원 이상, 스톡옵션은 3000억원 이상이다.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라젠 임직원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우리사주 56만78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배정가는 주당 1만5000원이다.신라젠은 23일 12만43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이날 종가를 반영한 신라젠 우리사주 수익률은 1200%, 시세차익은 620억600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단순 환산하면 우리사주 수익이 1인당 평균 14억4000만원이다.신라젠 임직원의 스톡옵션 시세차익 규모는 이를 훨씬 추월한다.신라젠 임직원이 행사하지 않은 스톡옵션은 총 273만9000주. 행사가격은 3000원(10만주)부터 3500원(13만9000주), 4500원(233만주), 1만1000원(20만주)다. 얼핏 계산해도 시세차익은 총 3271억여원이다.스톡옵션 중 10만주는 3000원에, 13만9000주는 3500원에 바로 행사할 수 있다. 행사가 4500원인 233만주는 내년 3월24일부터, 1만1000원인 20만주는 2019년 3월4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신라젠은 다음 달 우리사주 물량과 함께 전환사채(CB)가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된다. 신라젠 전환사채는 174억원 규모. 지난해 1~2월 발행됐다. 주식 전환가는 1만5000원이다.신라젠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등하자 지난 10일 전환사채에 대한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해당 신라젠 전환사채는 오는 27일 주식으로 전환된다.전환된 주식은 다음 달 6일부터 매각할 수 있다. 신라젠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종료되는 시점과 같다.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라젠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데 따라 이중 상당 부분이 매도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시장에 물량 폭탄이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 지난 21일부터 신라젠 공매도가 급증추세다. 이러다 공매도 놀이터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또한 최근 신라젠의 주가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면서 매도 물량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공매도 놀이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라젠은 지난 1월부터 24일까지 197만4833주의 공매도 물량이 발생했고 전체 거래에서 공매도 거래 비중은 1.73%에 달했다. 이는 전달 1월부터 31일 기준 162만7312주의 공매도 물량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34만7521주의 공매도 물량이 늘어난 것이다.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가야 이익을 보는 구조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챙기는 투자기법이다. 통상 공매도 세력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이 타깃이다.투자방식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공매도 세력의 ‘치고 빠지는’ 전략은 자칫 증시 리스크 확대와 시장 왜곡, 해당 종목의 주가 하락과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공매도 세력의 90% 이상은 외국인 투자자다.신라젠은 개인투자자의 매매 비중이 90% 이상이라는 점. 이을 고려할 때 투자 심리가 매도 방향으로 향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클 수 있다.문제는 신라젠이 실적보다는 성장성에 대해 기대로 급등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주가가 빠르게 상승한 만큼 빨리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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