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서울의 이용원』 발간…개화당 제조소부터 바버숍까지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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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서울의 이용원』 발간…개화당 제조소부터 바버숍까지 변천사
  • 김윤태 기자
  • 승인 2023.01.1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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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서울역사박물관은 2022년 서울미래유산기록 사업의 결과를 담은 『서울의 이용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2020년부터 시작된 서울미래유산기록 사업은 서울 식문화의 상징적 장소인 낙원떡집을 시작으로 도시 제조업으로서의 특징을 보여주는 서울의 대장간을 이미 조사한 바 있다. 서울미래유산기록 세 번째는 서울의 이용원이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이용원은 단 2곳뿐이다. 2013년 종로구 혜화동의 문화이용원과 마포구 공덕동의 성우이용원이 지정됐다. 서울에는 약 1만4000여곳의 이용원이 존재한다. 그중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이용원과 성우이용원은 100여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시민 가까이에서 소통하며 전통 방식의 이용(理容)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문화이용원 전경.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1895년 단발령을 계기로 지금의 이용원을 뜻하는 ‘개화당 제조소’가 탄생했다. 한국인 최초의 이용원인 동흥이발소는 1901년 유양호가 인사동 조선극장 터에 개업했다. 황제 전속 이용사였던 안종호는 광화문 근처에 태성이발소를 열었다. 서울(경성)에는 일본인 이용원이 가장 먼저 생겼고 조선인 이용원과 중국인 이용원이 그 뒤를 이어 개업했다. 1915년 서울의 이용원은 226개였는데 조선인 이용원이 140개소(62%)로 가장 많았고 일본인 이용원이 70개소(31%), 중국인 이용원이 15~16개소(7%)로 가장 적었다. 서울의 이용원 전성시대는 1960~1980년대 초였다. 1974년 6월부터 서울시경은 장발족 무기한 단속을 실시했다. 학생들은 엄격한 두발 규정을 적용받았다. 관공서는 물론 큰 회사와 빌딩, 학교·호텔·목욕탕에 이르기까지 구내 이용원이 설치됐다. 현재 서울의 이용원 수는 약 2500곳이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가 135곳으로 가장 많고 서대문구가 65곳으로 가장 적다. 하지만 이를 이용원과 바버숍으로 나눠보면 이용원은 영등포구가 128곳으로 가장 많고 용산구가 57곳으로 가장 적다. 반면 바버숍은 강남구와 마포구가 24곳으로 가장 많고 금천구는 단 1곳에 불과하다. 중년 이상의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이용원은 구도심과 외곽에, 바버숍은 청년층이 많이 모이는 강남과 마포구에 밀집하는 경향을 보인다. 문화이용원은 1940년대 처음 문을 열었다. 6‧25전쟁 중 창업자가 실종돼 전후 이상기 이용사가 들어와 1954년 현 위치(종로구 혜화로 7)에 이전했다. 손님이었던 지덕용 이용사는 17세에 보조원으로 문화이용원과 인연을 맺었다. 1969년 이용원을 인수한 그는 2022년까지 문화이용원에서 67년의 세월을 보냈다. 1970년대 이전 혜화동은 지금의 강남에 견줄 만한 부촌이었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으로 문화이용원은 기업인‧정치인‧교수‧문인의 사랑방이었다.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성우이용원 전경.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성우이용원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이용원이다. 1928년 현 위치(마포구 효창원로97길 4-1)에 우리나라 이용 면허 제2호 서재덕이 개업했다. 1935년 사위 이성순이 대를 이었고, 1971년부터 아들 이남열이 뒤를 이어 3대째 운영 중이다. 이남열이 생각하는 좋은 이용사의 첫째 덕목은 도구를 소중히 다루는 자세다. 훌륭한 연장은 가격이 아니라 어떻게 관리했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면도날은 선풍기 바람에도 날이 상할 수 있어 절대 바람에 노출하지 않는다. 가위와 면도칼뿐 아니라 빗도 빗살을 갈아 다듬어 사용한다. 성우이용원에서 사용하는 도구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50년 된 독일제 면도칼이다. 이남열 이용사가 가장 아끼는 가위는 1968년 이발을 시작하며 당시 일주일치 임금이던 700원에 구입한 것이다. 『서울의 이용원』 보고서는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에서 열람할 수 있다. 구입은 서울책방 또는 서울역사박물관 뮤지엄 샵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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