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좀 더 들어가 보자. 일반적으로 버블의 형성은 중앙은행이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같은 통화완화정책으로 시작한다. 이로 인해 늘어난 돈들은 새로운 신용을 창출하며 경기를 확장국면으로 이끈다. 2008년 미국 주택시장 붕괴가 버블 형성과정의 마지막에 나타난 붕괴라면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QE는 버블형성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2012년 이후 미국 주택시장의 두드러진 회복은 버블 과정에서 봤을 때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경제회복 국면에 비유할 수 있다. 위기의 근원이 되었던 주택시장의 회복은 지난 5년간 지루하게 이어왔던 글로벌 경기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초가 되어 준 것이다.주식, 부동산 등 자산 시장은 도약을 했지만 실물 경제는 더디다. 자산가격의 상승과 소비증가의 연결도 미흡하고 풀린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신용증가 및 기업투자 증가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2013년 9월 예상되던 테이퍼링 연기의 배경은 유동성 흡수를 미국 경기가 버티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와 같은 의구심이 풀릴 때를 기다리자. 그 시작점은 테리퍼링 축소 시점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미국 경기의 확연한 성장은 기준 금리인상 시점에 확인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4년보다 2015년을 좋게 보는 이유다.
유로존, 최악은 지났다 유로존 경제는 이제 글로벌 경제의 골칫거리가 아닌 구원투수다. 2010년 이후 반복되어 온 유로존 재정위기는 이제 그 끝이 보이기 때문이다. 독일이 그 동안 화폐 통합의 이익을 가장 크게 누렸음에도 유로존 위기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취해왔고 ECB 역시 FED와는 달리 무조건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시장의 우려를 진화할 수 없었다.
PIIGS 국가들에 대한 재정적자 및 부채감축이 강도 높게 제시되면서 유로존 자체의 경기성장에 대한 기대를 가지기도 어려웠다. 독일의 경우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이지만 50% 이상의 수출이 유로존 내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유로존의 경기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느슨한 통합이 가져올 갈등도 문제를 더 악화시킨 원인이었다.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이었지만 변화는 시작되고 있다. 유로존 제조업PMI지수가 시장 기대를 넘어서는 상승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PMI지수와 함께 소비자기대지수, ZEW 경기예상지수 마저 반등에 성공하면서 이제 유로존에 대한 심리는 안도감에서 기대감으로 전환되고 있다. 때마침 중국의 제조업 PMI마저 상승하면서 ‘유로존 경기회복→중국 경기회복→글로벌 경기회복’이라는 Positive Loop가 글로벌 경제의 희망이 되고 있다.유로존이 바닥을 지난 것은 분명하다. 당초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던 유로존 GDP가 0.3% 성장한 것은 이러한 흐름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유로존의 바닥 탈출이 글로벌 경기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에는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기대지표는 앞서가고 있지만 유로존의 실물지표는 여전히 (-)이기 때문이다. 소비심리지수, PMI제조업지수에 대응되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여전히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소매판매는 2013년 3월 -2.2%를 저점으로 2013년 8월 -0.3%까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산업생산은 오히려 2013년 6월 -0.3%를 저점으로 2013년 8월 -2.1%까지 하락하고 있다. 경기의 전반적인 회복세를 가늠할 수 있는 실업률 역시 12%에 머물며 회복의 시그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기대심리의 회복 원인은 한 마디로 ‘유동성’이다. ECB를 통한 유동성 공급은 위기 확산을 급한 불을꺼준 것이다. 물론 FED의 QE와 ECB의 유동성 공급은 다르다. 경기부양 의지에 차이가 있다. ECB는 경기부양보다 재정위기 확산방지에 있었고 유동성 확대를 통한 각 은행들의 대출 행태 압박에 있었기 때문이다.ECB의 정책 결정은 적절했고 유로존 재정 위기는 일단 봉합되었다. 하지만 실물 경제의 성장은 요원하다. 더욱이 부채와 재정적자라는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긴축정책을 이어가야 한다. ECB도 더 이상 스테로이드 주사인 통화정책을 지속하기 힘들다.일부에서는 증시가 올라오고 부동산이 상승하면 부채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기대에 불과하다. 유로존에 대한 성장에 대해 이야기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은행연합에 대한 논의가 더 진행되고 독일을 중심으로 유로존 정책기조가 긴축에서 성장으로 일부분 전환되는 시점이 될 것이다. 유로존은 글로벌 경제의 구원투수가 되기에는 아직 넘어야 될 고비가 남아있다.
중국의 점진적 하향 안정화는 피할 수 없다 중국은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 관리될 것이다.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싸움이 물밑에서 벌어지겠지만 적어도 시진핑-리커창 라인의 경제 및 정치에 대한 조율은 ‘계획적으로’, ‘장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2013년 초반 중국의 경착륙을 경고했지만 중국은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중국의 실질 GDP성장률과 연간 계획을 보면 시장이 왜 중국의 경제에 대해 우려와 기대를 반복하는지 선뜻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연간 장 목표는 7.5%였고 1분기 실질 GDP성장률은 7.7%, 2분기는 7.5%였다. 3분기 성장률은 이보다 높은 수준인 7.8%로 발표했다. 결국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중국이 중진국 함정을 잘 극복할 수 있을지 나아가 위기를 뒤로 미루는 것이 언제까지 가능할 지 현 상황에서 전망은 쉽지 않다. 하지만 중국 정책입안자들의 생각이 변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스케쥴에는 서구의 시각보다 중국 내부의 판단이 더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새로운 도시화 정책’은 중국의 또 다른 실험인 것이다. 2013년 경제성장률은 7.5% 내외에서, 2014년 경제성장률은 7%를 상회하는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경제성장률 보다는 향후 구조조정 및 경제구조 변화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연준이 실시한 QE가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자산가격 상승에 기여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위기발생 이후 美 정부는 2008년 8월부터 유동성을 확장하기 시작했고 QE1이 실시된 2009년 3월 이후 S&P500은 반등에 성공했다. 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 역시 2009년 3월 140.06포인트를 반환점으로 돌아섰으며 가격 상승률 역시 3월 -18.66%가 저점이었다. S&P500은 금융위기 당시 고점 수준인 1561.8포인트를 상향해 역사적 고점을 넘어서 질주하고 있다.
M2는 금융위기 이후 일시적인 성장률 하락이 있었지만 2004년에서 2007년 M2 증가율 평균치인 5.14%를 상회하는 6.8%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택가격은 2008년 고점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2008년의 주택가격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투기심리에 따른 버블 영역이었음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주택가격 수준이 오히려 정상 수준일 수 있다. 소비 및 산업생산 등 일부 경제지표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도달해 있다. 개인소비가 하향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자산가격 상승에 따라 개인소비 증가율 역시 -3.4%에서 3.2%로 상승해 있고 산업생산도 2007년 12월 100.82포인트에서 2013년 10월 99.36포인트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해 있다.
하지만 GDP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1.47% 수준으로 2000~2007년까지의 성장률 평균인 2.65%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 부채한도 도달과 씨퀘스터 발동에 따른 정부소비 감소의 영향을 감안한다면 미국 경제는 이제 회복을 넘어서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갈림길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