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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회항’ 사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모든 보직 퇴진의사를 밝혔지만 오히려 역풍이 거세다.진정성보다는 형식적인 ‘시늉’뿐이라는 비판이 함께 대항항공의 위기관리 능력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다.1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현아 부사장은 9일 오후 뉴욕발 대한항공 KE086편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해 퇴진의사를 밝혔다.이어 이날 오후 귀국한 부친이자 오너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이 같은 조 부사장의 퇴진의사를 수용했다.조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럽다”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또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그러나 조 부사장이 퇴진의사를 밝힌 보직은 대한항공 기내서비스와 호텔사업부문뿐이다.현재의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그대로 유지한다. 또 인천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운영하는 칼호텔네트워크와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대표이사 자리도 내놓지 않았다.무늬만 사퇴라는 비난과 함께 진정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비난 여론이 한층 쌓이고 있는 이유다.앞서 조 부사장은 ‘땅콩 회항’에 대한 사과도 대한항공이 대신한 해명으로 오히려 악화일로의 비난 여론에 불을 붙였다.대한항공이 9일 밤늦게 배포한 입장자료는 “조현아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 및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며 사과는커녕 조 부사장의 언행을 두둔했다.특히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사무장이 매뉴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대는 등 사무장의 자질을 문제 삼아 기장이 항공기에서 내리게 했다며 책임을 사무장과 기장에게 떠넘기기까지 했다.결국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반박성명을 발표하고 홈페이지에는 조 부사장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내부 임직원들조차 등을 돌려버렸다.따라서 조 부사장의 대한항공 내 보직 사퇴만으롣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재계에서는 조 부사장과 대한항공의 미숙한 위기관리 능력이 속살까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재계 관계자는 “이런 사건일수록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며 “전후 사실을 떠나 조 부사장의 무조건적인 직접 사과가 선행됐어야 했다”고 꼬집었다.이 관계자는 “대항항공의 대리해명·사과에 이어 흉내 내기식의 사퇴로 여론을 잠재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숱한 대형사고로 다져졌을 대한항공의 위기관리 능력이 실제로는 상식조차 갖추지 못한 미숙한 대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