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 중 현대모비스, 신세계, SK텔레콤 등 10개사가 2000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한 분기도 빠짐없이 9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등 예기치 못한 대외 리스크에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흑자 기조를 이어 왔다.
반면 비바리퍼블리카, LG에너지솔루션, HL만도 등 3개사는 올 2분기까지 12분기 이상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배터리 업체인 SK온은 대규모 설비 투자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2021년 10월 창립 이후 줄곧 적자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개별 재무제표 기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58곳을 대상으로 분기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조사한 결과 금융감독원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00년 1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9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총 10개사에 달했다.
2000년 이후부터 실적을 공시한 140곳 가운데 98분기 동안 한 분기도 빠짐없이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현대모비스, SK텔레콤, 고려아연, 신세계, KT&G, CJ ENM, 에스원, 유한양행, 한섬, 국도화학 등이었다.
이들 기업에 이어 가장 오랫동안 흑자 행진을 이어온 기업은 삼성화재(97분기)로 나타났고 △금호석유화학(95분기), 고려제강(94분기), 광동제약(94분기), LG생활건강(93분기), 엔씨소프트(92분기), LS일렉트릭(91분기), GS EPS(91분기), 포스코인터내셔널(90분기), 현대건설(90분기), 네이버(90분기), 카카오(90분기) 등도 90분기 이상 연속 흑자를 냈다.
이 외에도 SK(88분기), 현대백화점(87분기), 삼성SDS(86분기), SPC삼립(86분기), IBK기업은행(83분기), 신한은행(82분기), 셋방전지(79분기), 오뚜기(78분기), 다우기술(77분기), GS리테일(76분기), 현대글로비스(74분기), DB손해보험(72분기), 현대엘리베이터(71분기), 현대캐피탈(70분기), KB캐피탈(70분기) 등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특히 이 중 삼성화재, GS EPS, 네이버는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매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또 LG생활건강은 2001년 4월, 현대백화점은 2002년 11월,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2월 회사 설립(분사) 이후 꾸준히 흑자 경영을 이어 왔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기업 358개사 중 140곳을 제외한 나머지 218곳은 조사 기간 중 회사가 설립됐거나 조사 기간 중간부터 분기보고서를 제출했다.
반면 올 2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도 23개사나 됐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021년 1분기 처음으로 실적을 공시한 이후 14분기 연속 적자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또 LG에너지솔루션과 HL만도는 12분기, SK온과 여천NCC는 11분기 연속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이어 LG디스플레이(10분기), 효성화학(8분기), 코리아써키트(7분기), 신세계건설(7분기), 롯데케미칼(5분기) 등도 연속 적자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등으로 오랜 기간 동안 흑자 기조를 이어 오다 적자로 전환한 기업도 있다.
한화는 2003년 1분기 이후 8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해 왔지만 건설 경기 둔화로 올 2분기 적자전환하며 21년 넘게 이어 온 흑자 행진을 멈춰야 했다. DL건설과 금호건설도 올 2분기 적자로 돌아서며 각각 48분기, 35분기 연속 흑자 기록이 깨졌다.
반면 만성적인 적자 상황에서 업황 개선과 구조 개편 등으로 올 2분기 흑자로 돌아선 곳도 있다.
태광산업의 경우 2022년 2분기부터 8분기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 오다 올 2분기 흑자로 전환했다. 석유화학 시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공정 개선 작업과 함께 수익성이 낮은 방적 사업을 정리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힘써 온 덕분이다.
또 게임 업계 대표 기업인 넷마블도 8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실험적인 게임 신작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올 2분기 마침내 흑자로 돌아섰다. HD현대미포도 6분기 연속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