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인문학] 제17강 준례편(遵禮篇)…예절을 따르라⑥
[한정주=역사평론가] 若要人重我(약요인중아)어든 無過我重人(무과아중인)이니라.
(만약 다른 사람이 나를 존중하기를 바란다면 내가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함을 간과(看過)하지 말라.)
‘추기급인(推己及人)’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자신의 처지나 마음으로 미루어 헤아려서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행동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나에게 불쾌한 일이라면 다른 사람에게도 불쾌한 일이라고 여기고, 내가 싫어하는 일이라면 다른 사람도 싫어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말과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치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존중받고 싶은 마음이라면 다른 사람도 또한 내게 존중받고 싶은 마음이라는 사실을 미루어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내가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고 행동한다면 다른 사람 역시 나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고 행동한다. 먼저 다른 사람이 나를 존중하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다른 사람을 존중하면 다른 사람은 저절로 나를 존중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안회(안연)는 스승 공자의 말을 인용해 동문(同門)인 자공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신은 예의로 다른 사람을 대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예의로 대해 주기를 바라고, 자신은 다른 사람을 덕(德)으로 대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덕(德)으로 대해 주기를 바란다면 이것을 가리켜 ‘난(亂: 무도(無道)함 혹은 어지러움)’이라고 이른다.” 이러한 까닭에 맹자는 상대방을 복종시킬 때는 “덕(德)으로 복종시켜야 진심으로 복종한다”고 역설했다. 상대방을 존중해 자신을 진심으로 존중하게 하는 것, 맹자가 말한 ‘덕(德)으로 복종시키는 덕목’ 중의 하나가 바로 그것이다. 만약 힘(권력이나 무력 또는 재물)으로 다른 사람을 복종하게 하면 그 사람은 자신의 힘이 모자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복종하는 것이지 진심으로 복종하는 것이 아니다. 오직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다하는 덕(德)으로 대할 때에야 비로소 그 사람 역시 진심으로 나를 따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정치의 최고 덕목이 ‘덕치(德治)’라고 한다면 인간관계의 최고 덕목은 ‘덕심(德心)’이라고 할 수 있다.저작권자 © 헤드라인뉴스(Headlin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