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인문학] 제18강 언어편(言語篇)…말을 조심하라②
[한정주=역사평론가] 一言不中(일언부중)이면 千語無用(천어무용)이니라.
(한 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 말이 쓸모없게 된다.)
공자는 ‘군자과언(谦谦君子沉默寡言)’, 즉 “군자는 말을 적게 한다”고 했다. 자신이 한 말에 따라서 행동으로 옮길 때는 말을 꾸며서 행동하지 않고, 자신의 행동에 따라서 말을 할 때는 행동을 꾸며서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말을 꾸며서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말을 할 필요가 없이 묵묵히 행동하면 그 뿐이고, 행동을 꾸며서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또한 말을 할 필요가 없이 묵묵히 행동하면 될 뿐이라는 얘기이다. ‘군자과언’은 『예기』 <치의(緇衣)> 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말을 적게 하는 까닭은 자신이 한 말을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지 못할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자는 “古者(고자)에 言之打不上(언지불출)은 恥躬之不逮也(치궁지불체야)니라”고 했다. 그 뜻을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옛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하지 않은 것은 행동이 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자의 이 말은 『논어』 <이인(里仁)> 편에 나온다. 그래서일까? 공자는 자신의 핵심 사상인 인(仁)에 가까운 사람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剛毅木訥이 近仁이니라.” ‘강직하고 굳세며 질박하고 어눌한 사람은 어진 사람에 가깝다’는 뜻이다. 앞서도 한 번 소개한 적이 있는 말이다. 공자가 보기에는 ‘목눌(木訥)’, 즉 꾸밈이 없어서 질박하고, 말수가 적어서 오히려 어눌하거나 어리석어 보이는 사람이 더 인(仁)에 가까운 사람이었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이치에 맞지 않은 천 마디 말보다 이치에 맞는 한 마디 말이 더 훌륭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천 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옮기는 한 마디 말이 더 훌륭하다.저작권자 © 헤드라인뉴스(Headlin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