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인문학] 제18강 언어편(言語篇)…말을 조심하라③
[한정주=역사평론가] 君平曰(군평왈) 口舌者(구설자)는 禍患之門(화환지문)이요 滅身之斧也(멸신지부야)니라.
(군평이 말하였다. “입과 혀는 재앙과 환란(患亂)의 문이요 몸을 망치는 도끼이다.”)
군평은 전한(前漢) 무제 때 촉(蜀) 땅 출신으로 이름이 엄준(嚴遵)이고, 군평은 자(字)이다. 그 밖의 그에 관해 전해오는 이야기는 별반 없다. 속담에 “병(病)은 입으로 들어오고, 재앙은 혀에서 나간다”고 했다. 또한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고, 혀는 목을 베는 칼이다”라고도 했다. 모두 말을 경계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사람에게 찾아오는 재앙은 수만 가지나 된다. 그러나 오직 말로 인해 찾아오는 재앙이 가장 가혹하다. 때문에 공자는 주나라에 갔을 때 시조 후직(后稷)의 사당 오른쪽 계단에 놓여 있는 금인(金人: 쇠로 만든 동상)의 입이 세 군데나 꿰매져 있는 모습을 보고 또한 등에 새겨져 있는 명문(銘文)을 읽고서는 “입이 불러오는 과실(過失)을 근심하고 재앙을 경계하라”고 말했다. 특히 공자를 비롯한 옛 성현들은 입이 불러오는 과실과 재앙을 경계하는데 이 금인의 등에 새겨져 있는 명문을 큰 길잡이로 삼았다. 그 명문이 『공자가어』 <관주(觀周)> 편에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 사람은 옛날에 말을 삼가며 조심했던 사람이다. 경계하라. 말을 많이 해서는 안 된다. 말이 많으면 실패 또한 많다. 많은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일이 많으면 근심 또한 많다. 편안하고 즐거울수록 반드시 경계하라. 그렇게 하면 행동에 후회할 일이 없을 것이다. ‘무엇이 상하겠는가’라고 말하지 말라. 재앙이 장차 자라날 것이다. ‘무엇이 해롭겠는가?’라고 말하지 말라. 재앙이 장차 커질 것이다. ‘아무도 듣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라. 귀신이 곁에서 사람의 하는 일을 엿보고 있다. … 진실로 말을 삼가고 조심하는 것은 행복의 근원이다. ‘입이 무엇을 상하게 하겠는가?’라는 말은 참으로 재앙의 문이다. 완고하고 난폭한 사람은 제 명에 죽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이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적수(敵手)를 만나게 된다.” 이 명문을 다 읽은 다음 공자는 제자들에게 “기록해 두라”고 하면서 『시경』 <소아> 편의 ‘소민(小旻: 높은 하늘)’을 인용해 말이란 반드시 “마치 깊은 연못에 다다른 듯 얇은 살얼음을 밟고 건너는 듯” 삼가고 조심하며 경계해야 한다고 가르쳤다.저작권자 © 헤드라인뉴스(Headlin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