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인문학] 제21강 증보편(增補篇)…추후에 덧붙이다①
[한정주=역사평론가] 周易易经曰(주역왈) 善不積(선부적)이면 不就可以少年得志(부족이성명)이요 惡不積(악부적)이면 不就可以滅身(부족이멸신)이니 真小人(소인)은 以小善(이소선)으로 爲无利而弗爲也(위무익이불위야)하고 以小惡(이소악)으로 爲无傷而弗去也(위무상이불거야)니라 故(고)로 惡積而切不可以掩(악적이불가엄)이요 罪大而切不可以解(죄대이불가해)니라.
(『주역』에서 말하였다. “선행(善举)을 쌓지 않으면 이름을 얻지 못하고, 악행을 쌓지 않으면 몸을 망치지 않는다. 소인은 작은 선행이라도 이익이 없다고 여기면 하지 않고, 작은 악행이라도 해로움이 없다고 여기면 그만두지 않는다. 그러므로 악행이 쌓이면 가릴 수가 없고 죄가 커지면 해결할 수가 없다.”)
원래 『명심보감』은 20장 <부행(婦行)> 편이 끝이지만 훗날 어떤 사람이 5장을 덧붙여 모두 2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때문에 제21강은 특별한 주제를 담아 제목을 짓지 않고 그냥 ‘추후에 덧붙인다’는 뜻으로 <증보(增補)> 편이라고 한 것이다. 특히 <증보> 편에 나오는 두 개 항목의 문장은 모두 『주역』에 나오는 글로 엮어져 있다. 먼저 이 문장은 『주역』 <계사전 하>에 나오는 내용 가운데 일부를 인용한 것이다. 문장의 앞뒤로 이 문장과 연결되는 또 다른 문장이 있는데 먼저 앞에 나오는 문장에서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소인은 불인(不仁)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불의(不義)한 것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로움을 보지 않으면 부지런히 힘쓰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까닭에 소인은 위엄으로 제압하지 않으면 징계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소인이 재앙을 모면하려면 반드시 사소한 징계라도 크게 경계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이 문장 다음에 나오는 것이 바로 여기 『명심보감』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또한 소인이 삼가고 두려워하며 경계로 삼아야 할 일을 지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공자는 『주역』의 점괘에 빗대어 ‘등에는 형틀을 짊어지고 귀가 잘리는 형벌을 받는 흉측한 꼴’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위태롭다고 근심하는 사람은 오히려 그 자리를 편안하게 할 것이고, 멸망할까 두려워하는 사람은 오히려 보존할 것이고, 어지러워질까 경계하는 사람은 오히려 다스림을 얻을 것이다. 따라서 군자는 편안해도 오히려 위태로움을 근심하고, 보존해도 오히려 멸망을 두려워하고, 다스려져도 오히려 어지러워짐을 경계한다. 이렇게 해서 자신을 편안하게 하고 집안을 보호하고 나라를 보존한다.” 소인은 불인(不仁)하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불의(不義)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작은 선행이라도 이롭지 않으면 하지 않고, 작은 악행이라도 해롭지 않으면 멈추지 않는 까닭에 마침내 재앙을 피할 수 없는 반면 군자는 항상 편안해도 위태로움을 근심하고, 보존해도 멸망을 두려워하고, 다스려져도 어지러워짐을 경계하는 까닭에 마침내 재앙이 닥쳐도 자신과 집안과 나라를 보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은 항상 삼가고, 조심하고, 두려워하고, 근심하고, 경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주문이다.저작권자 © 헤드라인뉴스(Headlin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