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에 대한 절대적 인사권자의 항로변경 지시…최소 20년 이상 징역형
‘땅콩 회항’으로 검찰에 소환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게 위계의 의한 하이재킹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하이재킹은 운항중인 항공기 납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 같은 혐의가 적용될 경우 조 전 부사장은 중형을 피하기 어렵다.17일 검찰에 소환된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항공법과 항공보안법 위반혐의로 조사를 받는다.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미국 뉴욕공항에서 승무원이 마카다미아를 접시에 담지 않고 봉지째 서비스한 것을 문제 삼아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고 활주로로 향하던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조 전 부사장은 폭행과 폭언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에 앞서 조사를 진행한 국토교통부는 일부 승무원과 탑승객의 진술 등에서 고성과 폭언 사실이 확인돼 항공보안법 제23조(승객의 협조의무)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다만 폭행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검찰에 고발하고 항공보안법 제46조(항공기 안전운항 저해 폭행죄)에 대한 적용여부는 법리적 판단에 맡겼다.그러나 조 전 부사장의 폭행과 폭언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검찰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항공보안법 제46조 적용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특히 미국항공보안법에서는 위계에 의한 협박도 하이재킹으로 정의하고 있어 적용여부가 관심이다.즉 압류, 강제, 폭력, 협박, 모의, 회유 등의 형태로 조종사나 승무원의 정상적인 임무수행을 방해하거나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했다면 그것은 하이재킹이라는 의미다.하이재킹은 최소 20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되는 중범죄다.항공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행위가 미국법에서는 하이재킹의 범주에 해당한다고 말한다.한 관계자는 “승무원과 승객에 대한 위해를 목적으로 항공기를 납치한 것은 아니지만 위해 여부와는 무관하게 위계에 의한 협박으로 항공기가 회항했다”며 “이는 사실상 하이재킹”이라고 말했다.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게시판에도 하이재킹을 적용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항공법위반’이라는 필명의 조종사는 지난 16일 미국항공보안법의 관련 규정을 상세히 소개하고 “조 전 부사장은 인사권이라는 절대적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위계에 의한 항공기 강제이동으로 볼 수 있다”고 적었다. 미국형법에서는 하이재킹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조종사는 또 “만약 국내법이 미비하게 정의돼 있을 경우 국제적 기준이나 외국의 사례를 충분히 감안해 법 적용을 해야 할 것”이라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국토부와 검찰의 조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한편 조 전 부사장은 17일 오후 1시50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서부지검에 출두했다.검찰청사 입구에 도착한 조 전 부사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만 한 뒤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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