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오는 29일 출시되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V20의 가격을 다소 높게 책정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는 지난 20일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 출고가를 89만9800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작인 V10(79만9700원)보다 약 10만원 높은 가격이며 상반기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5(83만6000원)보다도 6만원가량 비싸다.
또한 같은 대화면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7(98만8900원)보다는 낮지만 애플 아이폰7 시리즈의 70만~80만원대를 웃돌고 있다.
이동통신업계에서는 배터리 폭발 사고로 인한 리콜이 진행되고 있는 갤럭시 노트7의 공백을 겨냥해 반사이익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 비교일 뿐 구체적인 스펙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라진다는 평가도 함께 제기된다.
실제 LG전자는 V20에 ‘새로움을 플레이하다’는 슬로건을 걸고 전작과는 확연히 다른 최신 기술을 탑재했다. 몸값을 낮추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추세와 달리 오디오·카메라의 기능과 부품들을 모두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도 “V20는 고급화된 차별적 스마트폰이라는 콘셉트를 추구했기 때문에 각종 부품들을 최고급으로 채택했다”면서 “깊이 있고 풍부한 모바일 멀티미디어 기능을 추구하는 V시리즈의 두 번째 모델인 만큼 오디오와 카메라 기능에 강점을 가진다”고 말했다.
먼저 V20에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에 ‘쿼드 DAC(Quad Digital to Analog Converter)’를 내장했다. V20의 쿼드 DAC는 고성능 오디오 칩셋 제조사인 ESS사의 칩이 사용됐다.
쿼드 DAC은 싱글 DAC 4개를 병렬 연결해 싱글 DAC 대비 노이즈를 50%까지 감소시켜 더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준다. 최대 32비트(bit), 384킬로헤르츠(kHz)의 고해상도 음원까지 지원해 소비자는 바로 옆에서 노래를 듣는 듯 가수의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세계적 오디오 기업 B&O PLAY 부문과 협업해 V20의 사운드를 튜닝했다”면서 “V20의 사운드 성능을 더 잘 살릴 수 있도록 번들 이어폰도 B&O PLAY와 공동 개발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LG전자 서초R&D센터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 현장에서 V20의 B&O 이어폰을 직접 들어본 전문가들은 V20 제품에 동봉된 B&O 이어폰은 H3 by B&O 플레이 이어폰의 음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하이엔드 이어폰 H3 by B&O 플레이의 가격은 27만900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G5에서 소비자가 별도로 구매해야 했던 오디오 기기 3개가 이미 V20에 들어있다고 해도 무방하다”면서 “V20 구매자는 하이엔드 이어폰 H3 by B&O 플레이 1개와 오디오 모듈 하이파이 플러스 with B&O 플레이 2개를 무료로 제공받는 셈”이라고 말했다.
5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오디오 패키지를 V20과 함께 받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오디오에 있어 최상위 기능을 지원하는 만큼 선명한 녹음을 위해 세계 최초로 3개의 고성능(High AOP) 마이크도 내장됐다.
V20의 고성능 마이크는 최대 132데시벨(dB)의 소리까지 녹음을 지원한다. AOP 마이크와 지향성 녹음 기능이 적용돼 콘서트나 록페스티벌 등 큰소리가 많은 환경에서도 내가 원하는 뮤지션의 소리만을 더욱 깔끔하게 녹음해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LG전자는 V20에서 세계 최초의 카메라 기술도 선보였다. 바로 전·후면 광각 카메라를 탑재한 것이다.
후면에는 1600만 화소 75도 일반각 카메라와 800만 화소 135도 광각 카메라를 듀얼로 탑재했다. 전면에는 500만 화소 120도 광각 카메라가 장착됐다.
전면 광각 카메라를 활용하면 친구들과 단체사진을 찍을 때도 셀카봉이 필요 없이 간단하게 촬영할 수 있다.
후면 광각 카메라는 약 120도인 사람의 시야각보다 더 넓은 화각을 제공해 넓은 풍경 사진을 찍을 때나 높은 건물 사진 등을 찍을 때 편리하다.
또한 강력한 손떨림 방지 기능을 제공하는 스테디 레코드 2.0이 탑재돼 비디오 전문가 모드도 한 단계 발전됐다.
움직임이 많은 어린 아이들을 촬영하거나 역동적인 스포츠를 촬영할 때 더욱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고 전문가 비디오 모드의 UX를 조금 더 직관적으로 바꿔 누구나 손쉽게 수준 높은 퀄리티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여기에 최신 구글 안드로이드 7.0 ‘누가(Nougat)’ 운영체제(OS)가 적용된 V20은 멀티윈도우, 인앱스 등의 기능을 지원해 향상된 사용자 편의성을 제공한다.
멀티윈도우를 활용해 카카오톡을 하면서 동시에 유튜브를 감상할 수 있고 구글의 새로운 검색 기능인 인앱스로 V20에 설치된 앱의 모든 콘텐츠를 통합적으로 검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작과 비교하면 차별화는 더욱 분명해진다. V20은 스테인리스 스틸 316L과 회복력이 강한 신소재 실리콘 듀라 스킨 등이 적용된 V시리즈의 견고함을 그대로 계승했다.
항공기에 쓰이는 알루미늄(AL6013)과 신소재(Si-PC)가 사용됐으며 바디에 적용된 알루미늄 소재는 가볍고 단단할 뿐 아니라 부드러운 그립감을 제공한다.
상하단부에 적용된 신소재(Si-PC)는 가벼우면서도 충격 흡수에 뛰어나 오토바이 헬멧, 스키 부츠 등에 사용되는 고급 소재다.
후면 커버에는 비행기 날개를 본뜬 견고한 구조를 적용해 내구성을 더했고 디스플레이 양 옆엔 특수 구조를 적용해 전면 낙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1.2미터 높이에서 기기의 전원을 켜둔 채로 전면·후면·측면·모서리 등 여러 각도에서 수차례 떨어뜨려도 배터리 분리나 성능 결함 없이 완벽하게 작동해 미국 국방부 군사 표준 규격인 밀리터리 스탠다드 낙하 테스트 기준을 통과했다.
이처럼 업그레이드된 스펙에도 V20의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LG전자는 소비자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이동통신사 제휴 신한카드로 V20을 구입하면 10만원을 먼저 환급받을 수 있고 제휴카드 전월 사용실적에 따라 24개월 동안 월 최대 1만5000원씩 통신요금이 할인돼 최대 46만원의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또 다음달 31일까지 V20을 구매하면 LG 톤플러스(HBS-900)와 LG 블루투스 스피커(PH1), 배터리팩 등 총 20만7000원 상당의 사은품을 ‘사운드 패키지’ 프로모션을 통해 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V20에 포함된 오디오와 카메라 기능 등은 모두 최상급인 데다 부품 역시 전반적으로 고급화돼 원가를 고려하면 출고가 자체가 비싸다고 볼 수 없다”면서 “판매가 시작되면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들을 통해 실제 소비자 구매 가격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